2023년 4월 5일, 한국사회에 만연한 블랙컨슈머와 이에 대응하는 감정노동자의 처절한 하루를 다룬 영화 ‘불멸의 여자’(감독/각본 최종태, 제작 ㈜영화사 소요)가 개봉되었다. 주인공 희경(이음)은 하루 종일 굽 높은 신발을 신고 매대 앞에 서서 손님들을 응대해야 하는 업무로 종아리에 보기 흉한 흉터가 있는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음에도 병원 갈 시간도 쉽게 낼 수 없는 비정규직으로 단순히 오래 서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하지정맥류의 발생과 직접적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산재를 포기하는데….  

‘’하지정맥류 진단 후 치료를 제안하지만 환자가 바빠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심부정맥혈전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하지정맥류 치료는 불가능합니다. 다른 차원의 심각한 질환이 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도 당장 위험한 증상이 있어서 약을 복용하는 거라기보다는 합병증 발생을 우려해 미리 조절하는 것입니다. 논문을 보면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들의 혈전 가능성이 6배 이상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치료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미용적인 효과는 부수적인 것입니다. “

메디컬업저버 (https://www.monews.co.kr)의 이현주기자와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하지부종 치료 미룰 이유없다’ 라는 주제로 한 인터뷰 중 하지정맥류의 치료시기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김성철 원장의 답변이다.

삼성의료원 흉부외과 전문의 및 성균관대학교 흉부외과교실 교수,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의사회) 상임이사, 하지정맥류연구회 총무이사, 대한정맥학회 이사, 미국정맥학회(American college of phlebology) 정회원으로 왕성한 학술 연구활동과 1만례 이상 하지동맥류 치료로 풍부한 경험이 축적된 삼성흉부외과 병원장인 김성철 원장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검도를 수련한 검도 6단 사범이자 한국사회인검도연맹의 부회장이다.

검도는 현재의 디지털시대에 삶의 균형을 맞춰주는 아날로그적 운동이라는 김성철원장을 본인이 직접 만들고 운영 중인 분당구 판교검도관에서 만나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말로만 듣던 판교검도장에서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여기 판교검도장은 친한 사범님들 14명이 일요일 합동 연무 중 고정 수련관을 갖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이 나와 협의한 끝에 도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혼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었으나 여러 분들이 업무를 나누고 맡은 일들을 잘 해주시어 현재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장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구도 챙겨 오셨으니 교검을 나누고 가셨으면 합니다.  

 Q. 네. MBC “내 몸이 보내는 SOS” 하지정맥류 자문의, KBS “위기탈출 넘버원” 흉부심장혈관외과 자문의 등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다양한 방송활동과 연구활동을 하고 계신데 원장님의 병원 소개를 간략하게 해주시겠습니까

네. 저희 평촌 삼성흉부외과 병원은 2006년에 개원하여 하지정맥류 한 가지 질환만 연구하고 치료하는 특성화된 병원으로 특히 개인별 맞춤치료가 강점입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과 협진 네트워크를 갖고 1만례 이상 치료(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 5,500례/ 혈관경화요법 3,100례 / 약물치료 1,600례 이상) 경험과 약 99%의 치료 성공률, 1.5% 미만의 낮은 합병증 발생율 등으로 하지정맥류 치료에 있어서는 완성도가 높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저희 병원의 풍부한 치료 노하우가 알려져서 싱가폴 혈관전문의 루이 박사가 본원을 방문하여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선진 레이져 기술을 참관, 연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Q.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종아리에 울퉁불퉁하게 튀어 나온 핏줄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보니 가벼운 질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정맥류의 발생과 치료에 대해 조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네. 가족력, 호르몬의 변화, 노화, 비만 등 여러가지 발생원인이 있으며 직업적인 원인으로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시는 선생님, 판매원 분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질병 중에 하나입니다.

글자 그대로 하지(下肢) 즉 다리에 있는 정맥에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정상정맥은 피가 발끝에서 심장까지 올라가는데 중간중간에 판막들이 있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합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이 확장되면서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이 역류하여 정맥 아래쪽으로 압력을 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겉으로 혈관이 보이고 혈액순환의 문제인 쥐가 나거나 저리거나 다리가 무겁게 됩니다.

하지 정맥류의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주사치료,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초기로 약을 드시면서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좀더 진행이 되어 겉 혈관이 망가진 망상정맥이나 모세혈관 확장증 같은 경우는 주사치료(혈관 경화요법), 그보다 더 진행된 상태라면 절개술 같은 수술적 치료와 고주파나 레이져를 이용하여 혈관 내에서 치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소 생활 습관들을 한번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혈관의 확장을 일으키고 판막사이가 벌어져 역류가 일어나게 하는 행동들을 피하는 것입니다.

우선, 오래 서서 하는 일을 피하고 장시간 서 있을 경우 2-3분마다 교대로 자전거 타듯 교대로 다리를 올렸다 내리고, 평소 가볍게 걷는 운동이 좋습니다. 그리고 적정한 체중 유지와 너무 조이는 옷은 피하고 정맥류용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사지를 한다면 과하게 조이는 방식의 마사지 보다 두드려서 풀어주는 마사지가 도움이 됩니다.

Q. 발생 원인에 대한 이해가 되니 예방하는 생활습관도 쉽게 이해되었습니다. 이제 원장님의 검도 얘기를 여쭙겠습니다. 검도는 언제 어느 계기로 시작하셨는지요?

저는 88년도에 의과대학에 입학하였고, 학년 초에 동아리들이 신입 부원을 모집하는 대자보판에서 검도부 모집 광고를 보고 ‘아 이거다, 무조건 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나 선택하게 된 동기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당시 의대 선후배들 간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테니스, 하모니, 관현악 등의 모임들이  있었지만 제 성격상 그런 것들이 맞지 않아 그쪽에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본과부터 펠로우까지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외부 도장을 다니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05년 개원을 하면서부터 입니다. 개원초기에 셋팅으로 바쁜 시기였지만 제가 검도할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서 남들에게 말하지 않고 새벽 6시30분에 거의 빠지지 않고 하였습니다.

그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개원 초기에 할 일도 많은데 굳이 지금 검도를 해야 하나 하고 걱정하던 아내도 제 꾸준함을 인정하고 올해 있었던 밀라노 세계검도선수권 대회에 가족 모두가 직접 모두 참관할 정도로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Q. 하하, 아내분께서 그 정도 검도 수련 열정이면 다른 일도 잘 해내겠구나 하고 안정을 찾으셨던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여기 판교검도관은 어떻게 운영하게 되었는지요?

검도를 좋아하는 사범님들 여러분이 계셨습니다. 평일에는 각자 하는 일들로 시간을 내지 못하고 휴일에 한번 합동 연무를 하였는데 문제는 운동할 장소를 대관하는게 아주 번거롭고 골치 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옮겨 다니지 말고 차라리 한 곳의 장소를 임차하자고 하여 여러 사람들이 가장 잘 모일 수 있는 중간지점인 여기 판교 대장동에 정식 허가를 받아 도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같이 시작한 사범님들에게도 소중한 공간이다 보니 서로 일을 나누고 잘 협조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장은 관원이 아닌 회원제/ 주 3일 / 1일 두 세시간을 넘지 않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골프 등 여타 운동을 하지 않기에 비용면에서나 시간면에서 검도를 집중할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졌습니다. 이제 만 2년이 조금 넘었지만 의검회 등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어 교검을 나누고 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Q. 많은 검도인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꿈꿔보지만 실제 이렇게 실행하지 못하는데 원장님은 정말! 하셨습니다. 하하. 원장님에게 검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검도는 좋은 운동이다. 여타 운동이 갖고 있는 장점을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맨발로 구르니까 몸에 자극이 되고 단전에서 올라오는 기합도 그렇고, 5킬로정도 되는 호구를 착용하니 근력에도 좋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있는 운동이다 보니 배려/ 매너 등 정신적으로도 건강해 집니다. 특히 저에게는 다양한 환자들을 대면하면서 생겨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또 하나는 검도가 세계적인 언어라는 것입니다. 세계 공통의 운동 규칙과 단 규정은 해외의 많은 검우들과 바로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도 가끔 해외 학회를 가게 되면 그 부근의 도장에 미리 방문 허락을 받고 교검을 나누고 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 되었지만 아날로그적인 검도가 삶의 균형을 잡아 준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고, 하면 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운동입니다.

Q.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병원진료와 검도에 대한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제 나이가 이제 오십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한 10여년 정도 더 병원을 운영하다가 맡아 주실 분이 계시다면 저는 주 2~3회 진료만 하고 뒤로 물러나 있을 생각입니다.

검도는 2선으로 물러난 이후에 지금까지 뵈었던 훌륭하고 좋았던 사범님을 찾아 뵙고 지도를 받고 술 한잔하면서 교검을 나눌 생각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본, 대만 등 해외에 있는 검우들과도 교검하구요. 사범님처럼 이렇게 찾아 주시어 교검도 나누고 얘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감사합니다.